별의 감옥/장석남 별의 감옥/장석남 저 입술을 깨물며 빛나는 별 새벽 거리를 저미는 저 별 녹아 마음에 스미다가 파르륵 떨리면 나는 이미 감옥을 한 채 삼켰구나 유일한 문밖인 저 별 내 마음을 사로잡은 詩 2013.06.04
오래된 기도/ 이문재 오래된 기도 -이문재 가만히 눈을 감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이다 왼손으로 오른손을 감싸기만 해도 그렇게 맞잡은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기만 해도 말없이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기만 해도 노을이 질 때 걸음이 멈추기만 해도 꽃 진 자리에서 지난 봄날을 떠올리기만 해도 기도하는 것.. 내 마음을 사로잡은 詩 2013.06.04
그대의 바다로 흐르게 하라/ 최석우 그대의 바다로 흐르게 하라 -최석우 내 그리움을 물처럼 흐르게 하라 그래서 바다로 흐르게 하라 뒤섞여 어느 가닥에서 시작된 것인지 모르게 하라 어느 결에 흘러들었는지도 모르게 하라 오래 앓는 가슴앓이와 기다림을 일상으로 들여 나날이 깊고 푸른 그대의 바다가 되게 하라 그 바.. 내 마음을 사로잡은 詩 2013.03.08
울타리/최석우 울타리 -최석우 어느 날인가 울타리 하나 있었으면 했다 바깥엔 폭풍과 혹한이 몰아쳐도 울타리 안에는 따뜻한 햇볕과 알맞은 약비와 푸른 하늘 아름드리 나무와 향기로운 꽃들이 가득하여 나는 그저 철없이 뛰노는 어린 여자 아이고 싶었다 어느 날인가 그 울타리가 한 사람이었으면 했.. 내 마음을 사로잡은 詩 2013.03.08
꽃을 보는 마음 /홍인숙(Grace) 꽃을 보는 마음 -홍인숙(Grace) 꽃이 다만 아름다워 아름답다고 부르는 것은 아니리 화려한 꽃잎 뒤로 비밀스레 벌레를 키우고 가벼운 바람에도 속살을 여는 꽃은 때가 되면 속절없이 잎을 떨구고 떨어진 꽃잎도 고목의 잎새처럼 의연치 못한 채 죽어 가네 꽃이 아름다운 것은 꽃의 빛깔대.. 내 마음을 사로잡은 詩 2013.03.08
사람과 사람 사이 /홍인숙(Grace) 사람과 사람 사이 -홍인숙(Grace)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안다는 건 나무와 나무의 속삭임을 들을 줄 앎과 같은 것입니다 긴 세월 침묵하는 나무들의 음성을 견고한 땅속으로부터 들을 수 있는 맑은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사람을 용서한다는 건 바다가 파도를 토해내듯 온몸.. 내 마음을 사로잡은 詩 2013.03.08
우리는 서로에게 슬픔의 나무이다·2 /나호열 우리는 서로에게 슬픔의 나무이다·2 나호열 그대 옆에 가만히 서 본다 보이지 않는…… 바람에 기대어 보면 그대는 없고 속 깊은 고목의 흔들림 가끔은 깨닫는다 가슴을 덥히지 못하는 누구의 허수아비인가 문득 떠나보는 사람들 그 넓은 바다 그 기슭에서 죄 지은듯 그대 옆에 서 본다 .. 내 마음을 사로잡은 詩 2013.03.08
묵상(默想)/ 최진연 묵상(默想) -최진연 입을 열지 않아도 내 속을 훤히 들여다보는 당신과 마주 앉아 있노라면 드넓은 풀밭에 누운 것 같습니다 대지(大地)위 하늘에 닿도록 가득한 평화 자유를 노래하며 춤추는 새들 여기저기 내려앉은 흰 구름 양 무리 풀을 뜯으며 노니는 그 한 마리 같습니다. 사그러지는.. 내 마음을 사로잡은 詩 2013.03.08
정적과 혼돈의 바다/송종규 정적과 혼돈의 바다 -송종규 네가 보내 온 찰랑이는 햇살 한 잔. 아름다워라, 이 작은 떨림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이쪽과 저쪽의 아스라한 거리에서 너는 한 잔의 햇살이었다가 절망이었다가, 찻잔 속 깊은 정적을 흔드는 작은 파문이었다가 모든 모순과 혼돈이었다가, 아름다워라 아침.. 내 마음을 사로잡은 詩 2013.03.08
거울 속 거미줄 /정 용 화 [제14회 수주문학상 당선작] 거울 속 거미줄 /정 용 화 덕천마을 재개발 지역 반쯤 해체된 빈집 시멘트벽에 걸린 깨진 거울 속으로 하늘이 세들어 있다 무너지려는 집을 얼마나 힘껏 모아쥐고 있었으면 거울 가득 저렇게 무수한 실금으로 짜여진 거미줄을 만들어 놓았을까 구름은 가던 길.. 내 마음을 사로잡은 詩 2012.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