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저무는 창가에서 / 이정화 . 가을이 저무는 창가에서 / 이정화 그렇게 슬픈 목소리로 울지 마 내 시월의 창들아 그 슬픈 눈으로 곱게 물든 은행잎을 바라보지 마 너의 흔들리는 그 눈빛으로 세상의 모든 빛을 끌 수 있다면 네 투명한 마음속에 세상의 모든 풍경을 담을 수 있다면 나는 너에게 악수를 건네리 슬퍼하.. 영상시 2014.10.02
그리운 풀잎/이정화 그리운 풀잎 /이정화(李貞華) 풀잎이었다 비를 맞고 연약하게 떨고 있던 작은 새처럼 내가 보듬어 안아 주어야 할 아기처럼 가녀린 잎새를 흔들며 나를 향해 해맑은 웃음 짓던 작은 풀잎이었다. 꽃잎이었다. 비를 맞고 더욱 싱그러워진 새하얀 몸을 나에게 헤쳐 보이던 가녀린 떨림이었다.. 영상시 2014.08.28
비/이정화 비 /이정화 비가 내린다 인정이 메마른 거리 목마른 가슴들을 적시며 우리들 어깨 위로 비가 내린다 생각하면 아쉬울 것도 없는 삶의 둘레에서 우리는 무엇을 바라며 날마다 간절히 기도하는 것일까 사람마다 무거운 삶의 짐을 짊어지고 어깨 맞대고 출근하는 아침 길. 우리들 상처난 마.. 영상시 2014.08.28
가을 숲 속에서 / 이정화 가을 숲 속에서 / 이정화 어두워질수록 숲은 더욱 부산해진다 밤의 고요와 정적 속에서 숲은 날개를 펴서 어둠 속으로 비상하고 바람이 불수록 서걱대는 나뭇잎들의 한숨 소리 아무리 소리친다해도 내가 너에게로 갈 수 없음을 아무리 소리친다해도 네가 나에게로 닿을 수 없음을 가을 .. 영상시 2014.08.28
햇살 아래에서 /이정화 햇살 아래에서 /이정화 햇살이여 그대는 오랜 여행길에서 돌아와서 지친 몸 가누며 이제 봄의 침상위에 길게 누워 있는가. 땅속에서 잠든 씨앗을 일으키고 흘러가는 시냇물을 깨우고 피어나는 꽃잎마다 따스한 입맞춤 해주고 이름없는 풀잎조차 껴안아주고 상처입은 가슴마다 환한 웃음.. 영상시 2013.04.29
들꽃 /이정화 들꽃 /이정화 나는 이름도 없습니다. 진한 향기도 지니지 못했지요. 나의 몸은 너무 작아서 그대의 눈에 잘 뜨이지 않고 나의 목소리는 너무 낮아서 그대의 귀에 잘 들리지 않지요. 그러나 나의 눈빛과 가슴은 언제나 그대를 향해서 열려 있습니다. 바람 속에서도 쉽게 흔들리지 않고 멀리.. 영상시 2012.11.03
[스크랩] [詩文學 2012년 7월] 신산 체육사 외 1편/ 이정화 ⓒ 박정원_ 엉겅퀴 신산 체육사 이정화 양주시 남면 신산리 285-187번지 '신산리 체육사'로 인터넷에서 검색했더니 아무리 찾아봐도 나오지 않던 신산 체육사의 주소를 네비에 찍고 그곳에 도착하던 날 아들 또래의 군인 한 명 군복 바지를 수선하고 있었다 가게 안을 빼곡이 채우고 있던 .. 영상시 2012.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