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사로잡은 詩

카시오페이아/송종규

그린민트 2022. 7. 23. 07:35

 

카시오페이아

 

-송종규

잘게, 어둠을 깨뜨리는

소리가 들렸어

피사초 이파리 작은 꿈 길 사이를

뒤척이던 바람이

부시시 일어서는 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서둘러

어둠을 건너오는

소리가 들렸어

여름 시냇가

작은 모래 밭에

우리들이 묻어 두고 온 짧은 햇살처럼

잠들지 않는 그대

초록의 심장이

내 창을 두드렸어

어둠 속으로 그대 눈빛을 밀어

넣으면서,비로소

어둠의 한 끝이 무너지고

누군가

우리들 부끄러움을 털어내는

소리가 들렸어

-송종규 시집 [그대에게 가는 길처럼] 중에서


송종규 

대구 효성여자대학교 약학과 졸업.
1989 『심상』으로 등단.
1997 계간 시와 반시 편집위원.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회원.

제14회 이상시문학상 수상.

[시집]
『그대에게 가는 길처럼』, 둥지, 1990, 시집.
『고요한 입술』, 민음사, 1997, 시집.
『정오를 기다리는 텅 빈 접시』, 시와반시사, 2003, 시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