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가을 숲 속에서 / 이정화

그린민트 2014. 8. 28. 14:08
    가을 숲 속에서 / 이정화 어두워질수록 숲은 더욱 부산해진다 밤의 고요와 정적 속에서 숲은 날개를 펴서 어둠 속으로 비상하고 바람이 불수록 서걱대는 나뭇잎들의 한숨 소리 아무리 소리친다해도 내가 너에게로 갈 수 없음을 아무리 소리친다해도 네가 나에게로 닿을 수 없음을 가을 숲은 이미 알고 있어 바람에 머리카락을 말없이 흩날리고 있는데 얼마나 흔들려야 내 안의 그리움을 잠재울 수 있을까 얼마나 침잠해야 낙엽처럼 고요히 제 갈 길을 갈 수 있을까 목젖까지 차 오르는 슬픔을 삼키며 얼마나 더 걸어야 그대에게 갈 수 있을까 얼마나 더 기도해야 눈부신 소망의 항구에 닿을 수 있을까 가슴 벅찬 그대의 나라에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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