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 향기
문덕수
마음을 울타리로 두른 라일락 향기
썰물처럼 빠져나가버렸다
골목길의 저 비둘기 한쌍이
다 쪼아 먹었나 보다
좁은 골목길을 독점하고 있는 저 작은 트럭이
다 실어 쓰레기장에 갖다 버렸나 보다
네거리를 다급하게 건너
초등학교 뒷담 한 모퉁이를 도니
도둑 떼처럼 숨었다가 와락
달려드는 라일락향의 덩어리
간밤에 만주를 누비던 독립군이다
출처 : 오래전의 전화번호를 기억해내다
글쓴이 : 회떠주는 여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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