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을 사로잡은 詩

[스크랩] 라일락 향기 / 문덕수

그린민트 2013. 7. 26. 16:58

 

 

 

라일락 향기

 

문덕수

 

마음을 울타리로 두른 라일락 향기

썰물처럼 빠져나가버렸다

골목길의 저 비둘기 한쌍이

다 쪼아 먹었나 보다

좁은 골목길을 독점하고 있는 저 작은 트럭이

다 실어 쓰레기장에 갖다 버렸나 보다

 

네거리를 다급하게 건너

초등학교 뒷담 한 모퉁이를 도니

도둑 떼처럼 숨었다가 와락

달려드는 라일락향의 덩어리

간밤에 만주를 누비던 독립군이다

 

출처 : 오래전의 전화번호를 기억해내다
글쓴이 : 회떠주는 여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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