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은 청자 연적이다. 수필은 난이요, 학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로 시작되는 피천득의 수필, "수필"이라는 글을 아직도 기억하고 계시는 분이 많으리라고 생각된다. 그의 글은 내가 중고등학교 시절에 교과서에서 처음으로 접하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
피천득의 "인연"이라는 수필 또한 교과서에서 처음으로 읽었었는데, 그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얼마전에 서점에 들렀다가 우연히 피천득의 수필집인 [인연]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는 마치 보석이라도 발견한 듯이 얼른 그 책을 사서 집에 와서 그 책을 단숨에 읽어내려 갔다. 그 책에는 모두 82편의 주옥같은 수필들이 실려 있었다.
피천득의 수필들은 화려하지 않지만 난초처럼 우아하고 향기로우며, 비둘기같은 평온함이 깃들여져 있다. 그의 수필들을 읽으면 자신도 모르게 마음속이 따스해져 옴을 느낄 것이다.
피천득은 수필가이며 시인이며 영문학자이다. 그의 수필들 속에서 우리는 한 노학자의 겸허한 인품과 검소함을 만날 수 있고, 따뜻한 인정들이 잔잔한 강물처럼 흐르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수필의 색깔은 황홀 찬란하거나 진하지 아니하며, 검거나 희지 않고 퇴락하여 추하지 않고, 언제나 온아우미하다. 수필의 빛은 비둘기빛이거나 진주빛이다. 수필이 비단이라면 번쩍거리지 않는 바탕에 약간의 무늬가 있는 것이다. 그 무늬는 읽는 사람의 얼굴에 미소를 띠게 한다.'
-피천득의 수필,"수필"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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