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유에 대하여 / 마종기 온유에 대하여 이야기하던 그 사람 빈집 안의 작은 불꽃이 오늘은 더욱 맑고 섬세하구나. 겨울 아침에 무거운 사람들 모여서 온유의 강을 조용히 건너가느니 주위의 추운 나무들 눈보라 털어내고 눈부신 강의 숨결을 받아마신다.
말과 숨결로 나를 방문한 온유여, 언 손을 여기 얹고 이마 내리노니 시끄러운 사람들의 도시를 지나 님이여 친구가 어깨 떨며 운다. 그 겸손하고 작은 물 내게 묻어와 떠돌던 날의 더운 몸을 씻어준다.
하루를 마감하는 내 저녁 속의 노을, 가없는 온유의 강이 큰 힘이라니! 나도 저런 색으로 강해지고 싶었다. 불타는 뜬구름도 하나 외롭지 않구나.
'내 마음을 사로잡은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에 못을 박다 /류시화 (0) | 2014.09.04 |
---|---|
그대 아름다운 날에/양현근 (0) | 2014.08.28 |
그리움/조지훈 (0) | 2014.08.28 |
가을 호수/나호열 (0) | 2014.08.28 |
[스크랩] 나뭇가지의 질문법/ 박남희 (0) | 2014.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