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아침에 기대어/이정화

아침에 기대어/이정화 하얀 모자를 쓰고 핑크빛 외투를 걸치고 아침을 산책한다 밤은 너무 어둡고 칙칙했어 멀미나는 세월 저만치 내가 걸어온 길들이 보인다 구름 사이로 은은히 비쳐오는 아침 햇살이 실비단처럼 부드럽게 온 몸을 감싸 안을 때 수면 위를 매끄럽게 차고 오르는 새들의 날개짓 소리 그 푸른 비상을 묵묵히 바라보면 나도 한 마리 새가 되어 가볍게 봄 하늘을 날고 싶어 회색빛 일상을 슬그머니 밀어내고 산뜻한 오렌지빛 아침을 그리고 싶어 지친 나의 영혼에 한줄기 빛을 뿌리고 싶어 가만히 아침에 기대어 보면 아침의 상쾌한 숨소리가 들려온다 파릇한 새싹 사이로 밤새워 흘린 눈물이 보인다 우울한 그림자를 모두 벗어 던지고 너에게로 달려가는 길 아침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웃고 있다 희미한 안개속을 헤치고 내 사랑이 다가오고 있다 아침에 그리는 한 장의 이 투명한 그리움

출처 : sarang ↔ 착한사슴

글쓴이 : 착한사슴 원글보기

메모 :